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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삶 21회 – 진보의 뒷모습

1 장애인을 세상에 불필요한 존재로만 바라보던 1970년대 일본의 뇌성마비장애인들이 푸른잔디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처음에는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듯이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놓다가서로를 격려하며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갖게 되기 시작하자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직설적이고 거칠어졌습니다.자신들은 더 이상 ‘집안에서나 사회에서나 쓸모없는 짐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고 하면서‘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인간’임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당시 뇌성마비 장애아를 둘이나 돌보던 엄마가 너무 힘든 나머지 어린 장애아동을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그러자 일본 사회에서는 “그 엄마가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면서 동정여론이 일었고 그 엄마의 감형을 위한 운동이 벌어졌습니다.그에 푸..

허접한 삶 20회 – 아름답고 활기차고 풍요롭고 여유로운 한때

1 가을이 되면서 날이 밝는 시간이 늦어졌습니다.새벽에 일어나면 밖은 깜깜합니다.그 깜깜한 하늘을 쳐다봤더니 별들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더군요.여름 밤하늘에는 잘 보이지 않던 별들이 가을이 되니 선명하게 보입니다.화려하지 않게 빛나는 그 모습에 마음이 경건해져서 사진에 담아봤더니 시커먼 하늘만 보이네요. 하하하감귤들은 제법 모양을 갖춰갑니다.이제 조금만 더 크고 나면 다음 달부터 익어가기 시작하겠죠.열매가 조그만 할 때는 많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제법 자라서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보니 비교적 풍성합니다.아직도 깍지벌레는 완전히 방제하지 못했고이래저래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꽤 자란 감귤의 모습은 가을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줍니다.여름작물을 정리하고 겨울작물을 심은 지 한 달이 됐습니다...

허접한 삶 19회 – 고통에 몸부림치며 얻은 것

1 박완서의 ‘한 말씀만 하소서’라는 책을 읽었습니다.더없이 사랑스러웠던 외아들이 스물다섯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서울대 의대를 나와 인턴생활을 하던 아들은 남들에게 은근한 자랑거리였습니다.남편을 암으로 잃은 지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에 닥친 불행은 작가를 완전히 무너트렸습니다.곁에서 딸들이 지극하게 돌봐줬고, 많은 이들이 그 아픔을 위로해줬지만 ‘자식 잡아먹은 에미’라는 자책감을 덮어주지는 못했습니다. 아들이 떠난 이후 어머니는 살아있는 것이 죄가 되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아무리 몸부림치며 울어도 아들은 꿈속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잘난 아들을 자랑하며 살았던 죄 값을 치르는 것 같아 고통스럽기만 했습니다.애써 찾아와 위로해주는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아니꼽게 들리기만 했습니다.옆에서 돌봐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