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노동자의 길 - 안윤길

성민이 2022. 7. 12. 05:13

 

 

 

내가 세상에 태어나

아무 생각없이 본능으로 일했을땐

나는 한 마리 짐승이었지

 

내가 한 여자의 남편이 되고

아이들 아비가 되고 가장이 되어

단지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 일했을 땐

나는 한 낱 자본의 노예였지

 

내가 노동의 가치를 알고

저들은 착취의 거머리이며

내 적이 자본가임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노동자로서 시작이었지

 

내가 절망을 딛고

노동의 기치를 되찾고자

자본에게 저항했을 때

나는 투사였고 당당한 노동자였지

 

나는 지금 끗끗이 살아가고 있네

노동으로 단련된 거친 내 손

상처투성인 내 손이 더없이 자랑스럽고

부당하게 짖어대는 자본의 개들과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가

한없이, 한없이 자랑스럽네

, 지금 내 가슴은 기름으로 넘친다네

 

이제 나는 알고있네

내 몸뚱이 노동에 찌들어

볼품 없이 늙고 병들어가도

내 죽어 비록 흔적 없이 사라진다해도

내 노동의 힘은 영원히 살아남아 별처럼 빛날 것임을

 

내가 걷는 이 길

살아있는 날까지 끗끗이 걸어가리

노동자의 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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